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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박물관을 여행한다는 것은 유명한 유물을 차례로 감상하는 일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베를린에서는 독일이 지나온 역사와 세계 각지의 문화를 마주하고, 뮌헨에서는 예술과 과학 기술이 발전해 온 과정을 살펴보게 됩니다. 항구 도시 함부르크로 이동하면 이번에는 바다를 통해 연결된 세계와 정교하게 축소된 또 하나의 도시를 만나게 됩니다.

     

    같은 독일 안에서도 도시마다 박물관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뚜렷하게 다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베를린, 뮌헨, 함부르크를 대표하는 박물관을 따라가며 각 공간에서 무엇을 먼저 살펴봐야 하는지, 전시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면 좋은지 차례로 안내해 보겠습니다.

     

     

    1. 베를린 – 역사와 기억을 전시하는 도시

     

    베를린의 박물관을 둘러볼 때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점은 이 도시의 전시가 과거를 아름답게 포장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베를린은 프로이센 왕국과 독일 제국의 중심지였고, 나치 독일과 분단 시대를 거쳐 오늘날의 수도가 된 도시입니다.

     

    이처럼 복잡한 역사를 지닌 만큼 베를린의 박물관들은 유물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것이 어디에서 왔는지, 누구의 기억을 담고 있는지, 오늘날 우리는 그 역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합니다. 훔볼트 포럼과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은 이러한 도시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① 훔볼트 포럼(Humboldt Forum)

    베를린 왕궁의 바로크 외관을 재현한 훔볼트 포럼 정면 모습
    옛 베를린 왕궁의 외관과 현대적인 전시 공간이 결합된 훔볼트 포럼 출처 Wikimedia Commons, Humboldt Forum, 2024 (04)

     

     

    베를린 중심부를 걷다 보면 바로크 양식의 거대한 궁전과 마주하게 됩니다. 멀리서 보면 오래된 왕궁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한쪽 면에 현대적인 외관이 드러납니다. 이 건물이 바로 훔볼트 포럼입니다.

     

    훔볼트 포럼은 과거 베를린 왕궁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건물 외부의 세 면은 옛 왕궁의 바로크 양식을 재현했지만, 내부와 슈프레강을 향한 한쪽 면은 현대적인 모습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과거의 외관과 현대적인 내부가 한 건물 안에서 만나는 모습 자체가 훔볼트 포럼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베를린 훔볼트 포럼 내부 전시와 현대 설치미술
    세계 문화와 역사를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하는 훔볼트 포럼 내부 전시 출처 : Wikimedia Commons, Humboldt Forum in B 03

     

     

    이곳에서는 베를린 민족학박물관과 아시아미술관의 방대한 컬렉션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여러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훔볼트 포럼에서 중요한 것은 유물의 화려함만이 아닙니다. 일부 소장품이 식민지 시대에 어떤 경로로 독일에 들어왔는지, 수집 과정은 정당했는지, 원래 공동체에 반환해야 하는지를 함께 이야기합니다.

     

    전시실을 걸을 때에는 작품의 이름과 제작 연대만 확인하기보다 설명문에 적힌 수집 경로와 출처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훔볼트 포럼은 단순히 세계 문화를 한자리에 모아 놓은 박물관이 아니라, 오늘날 박물관이 과거의 수집 행위를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토론의 공간으로 다가옵니다.

     

    세계 여러 지역의 문화에 관심이 있거나 박물관의 소장품 반환 문제를 깊이 있게 살펴보고 싶다면 훔볼트 포럼에 충분한 시간을 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시 규모가 크기 때문에 모든 전시실을 빠르게 훑기보다 관심 있는 지역이나 주제를 미리 정하고 관람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②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Jüdisches Museum Berlin)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은 독일에서 살아온 유대인의 역사와 문화, 일상생활을 다루는 공간입니다. 홀로코스트의 비극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전시 전체가 비극적인 사건에만 머무는 것은 아닙니다. 중세부터 현대까지 이어진 유대인의 삶과 종교, 가족, 공동체, 예술을 폭넓게 보여줍니다.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의 바로크 양식 본관과 리베스킨트가 설계한 현대식 신관
    바로크 건물과 리베스킨트의 현대 건축이 공존하는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 출처 : Wikimedia Commons /Berlin Jüdisches Museum und der Libeskind-Bau (cropped)

     

     

    이 박물관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폴란드계 미국인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설계한 건물입니다. 건물은 곧게 이어지지 않고 지그재그로 꺾여 있으며, 외벽에는 불규칙한 모양의 창문이 날카로운 선처럼 뻗어 있습니다. 내부에 들어서면 기울어진 바닥과 교차하는 통로, 갑자기 막히는 공간을 만나게 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관람객을 편안하게 이동시키기 위한 일반적인 박물관 건축과는 전혀 다릅니다. 방향을 잃고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공간 자체가 추방과 단절, 상실의 역사를 전달하는 하나의 전시물이 됩니다.

     

     

    독일 유대인의 삶과 기억을 다양한 자료와 전시로 만나는 공간- 출처 : 사진: Z thomas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대표적인 공간인 홀로코스트 타워에 들어서면 높은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어두운 공간과 마주하게 됩니다. 천장 가까이에 난 작은 틈으로 희미한 빛과 외부의 소리가 들어오지만, 출구가 어디인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전시물이 거의 없는 공간임에도 차갑고 고립된 감각이 오랫동안 남습니다.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은 이스라엘 작가 메나셰 카디시만의 설치 작품 《샬레헤트–떨어진 낙엽》입니다. 메모리 보이드의 바닥에는 입을 벌린 얼굴을 닮은 1만 개 이상의 무거운 철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관람객이 그 위를 걸을 때마다 철판이 서로 부딪치며 불규칙한 소리를 냅니다.

     

    이 작품은 특정 사건의 희생자만을 재현하기보다 전쟁과 폭력으로 고통받은 수많은 사람을 떠올리게 합니다. 작품 위를 직접 걸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지만, 발걸음을 옮기는 행위 자체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바로 그 망설임과 불편함까지도 작품이 관람객에게 던지는 질문의 일부입니다.

     

    2. 뮌헨 – 과학 기술과 현대미술을 함께 만나는 도시

     

    뮌헨은 화려한 왕궁과 고전 회화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독일 과학 기술과 현대미술의 흐름을 살펴보기 좋은 도시입니다. 베를린의 박물관이 역사와 기억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면, 뮌헨의 박물관은 인간이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새로운 표현 방식을 개척해 왔는지를 보여줍니다.

     

    과학 기술에 관심이 있다면 독일 박물관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현대미술을 깊이 있게 보고 싶다면 브란트호르스트 박물관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두 박물관은 전시 분야는 다르지만 인간의 창조성과 실험 정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서로 연결됩니다.

     

    ① 독일 박물관(Deutsches Museum)

    뮌헨 이자르강변에 위치한 독일 박물관 전경
    과학과 기술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뮌헨 독일 박물관 출처 : Wikimedia Commons – Deutsches Museum Portrait 4

     

     

    이름만 보면 독일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국립박물관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뮌헨의 독일 박물관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다루는 전문 박물관입니다. 이자르강 위의 박물관섬에 자리하며, 항공과 우주, 에너지, 물리학, 화학, 농업, 교통, 악기 등 매우 폭넓은 분야를 다룹니다.

     

    이곳의 전시를 관람할 때에는 완성된 기계를 보는 데 그치지 말고, 그 기술이 등장하기 전 사람들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운 엔진과 항공기, 통신 장치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실패와 실험이 축적되면서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독일 박물관에 전시된 루돌프 디젤의 초기 디젤 엔진
    루돌프 디젤이 개발한 초기 디젤 엔진- 현대 산업과 운송 기술 발전의 출발점으로 평가- 출처 : Harke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독일 박물관을 대표하는 전시품 가운데 하나는 루돌프 디젤이 개발한 초기 디젤 엔진입니다. 오늘날 자동차와 선박, 산업 기계에 널리 사용되는 디젤 기관이 처음에는 얼마나 크고 복잡한 장치였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전시품 앞에서는 하나의 발명이 산업과 교통 체계를 얼마나 크게 변화시켰는지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항공 분야도 독일 박물관의 중요한 관람 구역입니다. 초기 비행 장치와 항공기 구조, 추진 기술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이 하늘을 나는 상상을 실제 기술로 바꾸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로켓과 인공위성, 우주 탐사 기술의 원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전시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전시실을 보려고 하면 쉽게 지칠 수 있습니다. 항공, 에너지, 물리학처럼 관심 분야를 두세 가지 정도 고른 뒤 집중적으로 관람하는 방법을 권합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뿐 아니라 기계 구조와 기술사에 관심 있는 성인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박물관입니다.

     

    ② 브란트호르스트 박물관(Museum Brandhorst)

    뮌헨 브란트호르스트 박물관의 다채로운 세라믹 외벽
    건물 자체가 하나의 현대미술 작품처럼 설계된 브란트호르스트 박물관 출처 : Wikimedia Commons / Museum Brandhorst München

     

     

    브란트호르스트 박물관은 뮌헨 예술지구인 쿤스트아레알에 자리한 현대미술관입니다. 건물 외벽을 둘러싼 수많은 색상의 세라믹 막대가 햇빛과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표정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전시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현대미술 작품을 마주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곳의 컬렉션은 1960년대 이후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앤디 워홀사이 톰블리의 작품이 핵심을 이룹니다. 앤디 워홀의 작품을 볼 때에는 화려한 색상이나 유명인의 얼굴만 감상하기보다 같은 이미지가 반복되는 방식에 주목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워홀은 광고와 잡지, 영화, 상품 포장처럼 대중에게 익숙한 이미지를 미술관 안으로 가져왔습니다. 이를 통해 예술 작품과 상업 이미지의 경계, 원본과 복제의 의미, 유명인의 이미지가 소비되는 방식을 질문했습니다. 익숙해서 쉽게 이해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작품을 오래 바라볼수록 현대 소비사회의 구조가 드러납니다.

     

    사이 톰블리의 작품은 워홀과 전혀 다른 인상을 줍니다. 화면 위에는 급하게 적은 글씨와 낙서처럼 보이는 선, 번져 흐르는 색채가 남아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엇을 그린 것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선의 움직임과 화면의 여백을 천천히 따라가면 회화가 하나의 몸짓과 기록처럼 느껴집니다.

     

    특히 대형 연작 《레판토》는 작품과 전시 공간의 관계를 함께 살펴볼 만합니다. 여러 점의 회화가 하나의 공간을 둘러싸며 이어지기 때문에 개별 작품만 보는 것보다 전시실 중앙에서 전체 흐름을 먼저 바라보는 편이 좋습니다.

     

    브란트호르스트 박물관은 현대미술을 처음 접하는 관람객에게도 비교적 좋은 출발점이 됩니다. 한두 작품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작가가 왜 이런 재료와 이미지, 표현 방식을 선택했는지 질문하며 관람해 보시길 바랍니다.

     

    3. 함부르크 – 항구와 도시의 움직임을 담은 박물관

     

    함부르크는 엘베강과 북해를 통해 세계와 연결된 항구 도시입니다. 오랫동안 선박과 무역, 이주와 교류가 이어졌으며, 도시의 창고 지구인 슈파이허슈타트에는 붉은 벽돌 건축물이 독특한 풍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함부르크의 박물관을 둘러볼 때에는 도시의 정체성을 만든 항구와 물류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 해양 박물관이 실제 항해와 선박의 역사를 보여준다면, 미니어처 원더랜드는 기차와 자동차, 비행기가 끊임없이 움직이는 축소된 세계를 통해 현대 도시의 구조를 보여줍니다.

     

    ① 국제 해양 박물관(Internationales Maritimes Museum Hamburg)

    함부르크 슈파이허슈타트의 국제 해양 박물관 전경
    붉은 벽돌 창고를 활용한 함부르크 국제 해양 박물관- 출처 : Wikimedia Commons – Maritimes Museum Hamburg 2024

     

     

    국제 해양 박물관은 함부르크의 역사적인 창고 지구에 있는 카이슈파이허 B 건물에 자리합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거대한 창고 안으로 들어가면 약 3,000년에 걸친 항해와 선박의 역사가 여러 층에 걸쳐 펼쳐집니다.

     

    이 박물관의 특징은 전시실의 층을 일반적인 ‘층’이 아니라 선박처럼 데크라고 부른다는 점입니다.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이동하면서 항해술, 조선 기술, 해군사, 해양 탐사, 해양 미술, 선박 모형 등 서로 다른 주제를 차례로 만나게 됩니다.

     

     

    함부르크 국제 해양 박물관 내부의 역사적인 선박 모형 전시
    시대별 선박 모형을 통해 3,000년 해양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실- 출처 : Thomas Wolf (Der Wolf im Wald), Maritimes Museum Hamburg 2010c,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전시실에는 실제 항해에 사용된 도구와 제복, 지도, 그림, 문서뿐 아니라 정교한 선박 모형이 방대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모형을 살펴볼 때에는 단순히 배의 외형만 보지 말고 돛과 갑판, 기관실, 화물칸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시대가 달라질수록 선박의 재료와 동력, 사용 목적도 달라집니다. 바람을 이용하던 범선에서 증기선과 현대식 화물선으로 이어지는 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조선 기술의 발전뿐 아니라 세계 무역과 전쟁, 이주의 역사까지 함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많은 소형 선박이 모인 전시 구역에서는 군함과 여객선, 화물선, 어선 등 선박의 기능에 따라 형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해 보시길 바랍니다. 하나씩 보면 작은 모형에 불과하지만, 전체를 바라보면 바다를 통해 연결된 세계사의 축소판처럼 느껴집니다.

     

    ② 미니어처 원더랜드(Miniatur Wunderland)

    함부르크 미니어처 원더랜드 박물관 외관
    세계 최대 규모의 철도 모형 전시관, 함부르크 미니어처 원더랜드 출처: Dietmar Rabich / Wikimedia Commons, Miniatur Wunderland Hamburg / CC BY-SA 4.0

     

     

    미니어처 원더랜드는 단순히 작은 건물과 기차를 전시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함부르크 슈파이허슈타트의 오래된 창고 안에는 도시와 자연, 교통 체계, 사람들의 일상을 정교하게 축소한 또 하나의 세계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함부르크 미니어처 원더랜드의 정교한 도시와 철도 모형 전시
    도시와 철도, 놀이공원을 정교하게 재현한 미니어처 원더랜드의 대표 전시 출처 : Reinhard Dietrich / Wikimedia Commons, Miniatur Wunderland 4 / CC BY-SA 3.0

     

     

     

    전시장에서는 독일의 함부르크와 크누핑겐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스위스, 스칸디나비아, 이탈리아, 베네치아, 미국, 남아메리카 등 서로 다른 지역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각 구역은 단순히 유명 건축물을 작게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지역의 지형과 교통, 날씨, 사람들의 생활 장면까지 세밀하게 표현합니다.

     

    전시장을 걷다 보면 기차와 자동차가 움직이고, 배가 항구를 오가며, 공항에서는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린 뒤 실제처럼 이륙합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전시장 전체의 조명이 어두워지며 낮이 밤으로 바뀝니다. 도시의 창문과 거리, 자동차에 불빛이 켜지는 순간에는 같은 풍경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입니다.

     

    2024년 문을 연 모나코와 프로방스 구역도 주목할 만합니다. 지중해 연안의 도시와 라벤더가 펼쳐진 프로방스 풍경이 이어지며, 모나코 구역에서는 포뮬러 원 경주 장면이 역동적으로 구현됩니다.

     

    미니어처 원더랜드를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은 전체 풍경만 빠르게 촬영하고 지나가지 않는 것입니다. 작은 창문과 골목, 광장, 산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혼식과 구조 활동, 축제, 사고, 여행처럼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제작자들이 곳곳에 배치한 유머러스한 장면을 찾아보는 것도 관람의 즐거움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관광 명소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도시 설계와 철도, 기계 장치, 모형 제작에 관심 있는 성인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움직이는 열차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도시가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되는지 관찰해 보시길 바랍니다.

     

    4. 도시마다 다른 독일 박물관의 매력

     

    베를린, 뮌헨, 함부르크의 박물관은 모두 유명하지만 관람객에게 건네는 질문은 서로 다릅니다.

     

    • 베를린에서는 훔볼트 포럼과 유대인 박물관을 통해 유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한 사회가 아픈 역사를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 뮌헨에서는 독일 박물관과 브란트호르스트 박물관을 통해 과학 기술과 현대미술이 기존의 한계를 어떻게 넘어왔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 함부르크에서는 국제 해양 박물관과 미니어처 원더랜드를 통해 선박과 철도, 항구와 도시가 세계를 어떻게 연결하는지 발견하게 됩니다.

    역사와 사회적 의미에 관심이 많다면 베를린을 먼저 추천합니다. 과학 기술이나 현대미술을 좋아한다면 뮌헨이 잘 맞으며, 선박과 철도, 정교한 모형을 좋아한다면 함부르크에서 특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독일의 박물관은 유명 전시품을 확인하고 나오는 장소라기보다 한 도시가 자신의 역사와 정체성을 설명하는 공간에 가깝습니다. 전시품의 수만 따라가기보다 그 도시가 왜 이런 박물관을 만들었는지 생각하며 걸어보세요. 같은 작품과 공간도 훨씬 깊고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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